윤창운(15기)코오롱글로벌 사장 파이낸셜뉴스 인터뷰

<2>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사장
천상 영업맨에서 경영자로 변신
직원과 틈틈이 막걸리 파티 하며
새로운 트렌드와 젊은 감각 배워
BIM·드론 등 건축에 미래기술 접목
음압치료병실 등 모듈형 건축 선도
미래 먹거리 풍력사업도 성과 나와

"점심식사는 꼭 직원들과… ‘스며드는 소통’이 리더의 조건" [도전과 열정 500클럽, 샐러리맨 신화 되다]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사장이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고경영자(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박범준 기자

"선공후사(先公後私)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적인 것을 우선하고 사적인 것을 뒤에 둔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공(公)'을 '공(功)'으로 바꾸면 제 좌우명이 됩니다. 직원들의 공을 먼저 앞세우고 저의 공은 뒤로 돌리면서 직원들을 응원하자고 항상 다짐하고 있습니다." 40년 넘게 '코오롱맨'으로 살아온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사장은 14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장수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윤 사장은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성격이라 30년 넘게 영업맨으로 살아온 만큼 직원들과의 소통도 화끈하다. 그는 최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내 경영스타일은 모두 임직원들의 덕"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소통'으로 마음을 얻다

윤 사장은 2008년 코오롱과 SKC가 합작하며 설립된 SKC코오롱PI의 초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외도 아닌 외도'였다고 했다. 천상 영업맨이었지만 회사를 책임지는 경영자로 변신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6년간 CEO로 근무하며 이질적인 두 회사의 구성원을 하나로 통합하는데 전념했다. 그 결과, 최신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폴리이미드필름(PI)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우뚝 세웠다.

이런 성공 경험으로 2014년부터는 코오롱글로벌의 대표이사를 맡아오고 있다.

30년 넘게 영업을 한 윤 사장은 CEO의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았다. 특히 직원들과 같은 눈높이로 다가서는 '스며드는 소통'을 노하우로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외부 미팅과 약속이 많지만, 점심식사만큼은 직원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했다. 저녁시간에는 틈틈이 시간을 내 신입사원들과 막걸리 파티도 열었다. 최연장자가 신입사원을 가르치는 자리가 아닌, 본인이 새로운 트렌드를 익히고 젊은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배우기 위해서다.


윤 사장은 '돈을 훔치는 도둑보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도둑이 더 무서운 도둑이다'라는 공자의 말을 소개하며 "직원들 사이에 스며들어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하는 게 제가 함께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신념은 경영과도 직결됐다. 본인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야 상대방의 공감을 얻고,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0년 전 거래처 사장님이 부도가 나며 돈을 떼일 위기가 있었지만, 독촉 대신 2박3일 좋은 경치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여행을 함께 했다"며 "위기를 극복한 그는 가장 먼저 제게 대금을 결제해줬다"고 회상했다. '사람을 신뢰해야 사람을 얻는다'는 지론을 실천한 사례였다.

그는 최근 읽었던 책 중 '긍정적 일탈주의자'라는 책을 소개했다. 권위와 표준에서 벗어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그중에서도 병사들 이름을 일일이 외우고, 야영지를 찾아 고향에 대한 한담을 나누며 병사들과 함께한 나폴레옹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윤 사장은 "비즈니스 환경은 매일매일 위기상황을 이겨내야 하는 전쟁터와 다름없다"며 "성공을 위해서 리더는 부하직원들과 함께 호흡해야 하고,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사업 선도로 '수익성' 확보

이런 그도 타협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CEO로서 놓칠 수 없는 '수익성'이 그것이다.

변화무쌍한 사업의 최전선에서 실질적 이익이 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숱하게 봐왔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건설 △모듈러 건축 △풍력사업 △수입차판매 등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건설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건축기술도 발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모든 아파트 현장에서 시공 전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도입해 성과를 냈다. 대형건설 현장에는 드론을 도입해 효율적인 공사관리를 하고 있다. 24시간 건물 내부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로봇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부족한 음압치료병실 때문에 주목받은 모듈형 건축도 선도하고 있다. 모듈러건축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코오롱이앤씨는 지난 3월 코오롱그룹이 서울대병원에 기부한 음압병실을 시공했다. 병원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올해부터는 상업용 시설과 주거시설, 리모델링 분야 등 건설 전방위로 모듈형 건축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취임 직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풍력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유럽 등과 다른 국내 여건에 맞춘 전략으로 육상풍력 사업의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풍부한 육상풍력 시공 경험과 해상공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400㎿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도 구체화해나가고 있다.

■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사장 약력
△67세 △서울 △서라벌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코오롱건설(현 코오롱글로벌) 입사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 대표이사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현)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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