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장섭(4기)화백대한민국 질곡의 역사 캔버

손장섭(4기)화백대한민국 질곡의 역사 캔버스에 풀어내다
‘손장섭, 역사가 된 풍경’ 내년 2월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제3·4전시실
첫 공개 신작 9m ‘한국근현대사’, 4·19 다룬 ‘사월의 함성’ 등 소개

  • 입력날짜 : 2019. 11.12. 18:26
손장섭 作 ‘한국근현대사’

“나무나 사람이나 세월을 겪으면서 사는 거죠.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무이지만, 오랜 세월을 감내 해 온 나무를 쉽게 대해선 안 돼요. 나무가 말은 못 하지만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기 때문이죠.”


손장섭(78) 화백은 ‘거대한 나무-신목’ 시리즈를 그린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짧은 답변이었지만 그의 예술철학이 오롯이 묻어난다. 사실 나무란 소재는 그가 이어 온 화업 60여년사에 있어 일부분에 불과하다. 1980년 전후 현실참여그룹인 ‘현실과 발언’의 창립 동인이자 ‘민족미술협의회’의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던 손 화백은 대한민국 민중미술의 선봉에 서 있었던 장본인이어서다. 그래선지 그가 표현한 나무와 줄기의 모습에는 왠지 지조와 절개, 충절 등의 정신이 담겨 있는 듯하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내년 2월2일까지 미술관 본관 제3·4전시실에서 ‘손장섭, 역사가 된 풍경’전을 연다. 광주시립미술관이 미술계에 영향을 끼친 원로작가를 선정해 예술적 성과를 조명하는 기획전으로, 올해는 완도 출신의 손장섭 화백의 회고전으로 열린다.

손 화백은 1961년 서라벌고를 나와 홍익대 회화과에서 수학했으며, 1978년 동아미술제를 김영중 작가와 함께 창설했고, 1991년 제2회 민족미술상, 1998년 제10회 이중섭미술상과 제15회 금호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는 경기 파주에서 거주, 작업하고 있다.

손 화백은 우리시대의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냉철한 역사의식으로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삶의 이야기들을 작품에 담아왔다.

손장섭 作 ‘거대한 나무-신목’


전시에서는 손 화백의 60여년 예술세계를 망라한 대표 작품들이 전시된다. ▲‘거대한 나무-신목(神木)’ 시리즈 ▲‘민중의 소리-역사의 창’ ▲전국 산하의 ‘자연풍경’ ▲60년대 초기 작품 및 아카이브 섹션으로 구성된다. 화백이 60년대 고등학교 시절 그린 것으로 당시 4·19 혁명의 현장을 목도하고 직접 그림으로 기록한 최초의 작품으로 언급되는 ‘사월의 함성’을 비롯, 80년대 민중미술, 90년대 중반 이후의 신목(神木)과 금강산, 독도 등 자연풍경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땅끝에서 청산도까지’, ‘완도 장좌리 느티나무’ 등 남도풍경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특히 만주의 독립군들, 전봉준의 동학농민운동, 여순사건, 5·18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가로 9m, 세로 1.5m 캔버스에 펼쳐낸 올해 신작 ‘한국근현대사’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화백이 사용한 실제 팔레트, 이성부 시인의 시 ‘손장섭’을 비롯, 60년대 화백이 활동했던 당시의 사진, 신문기사 등 아카이브 자료가 함께 전시된다. /정겨울 기자 손장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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